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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기 강좌

[현장스케치] 졸업예비학교 7강 - "삶의 현장에서 경험되는 성령과 하나님 나라 (NGO 및 창업 모델) : 김종미, 신병철" (박지혜님 글)

2012년 11월 12일 비바람이 몰아치는 월요일 저녁,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오늘도 허락하신 만남을 통해 나에게 말씀하실 하나님을 기대하는 마음으로 

강의실로 향하는 발걸음들이 있었습니다.

 


이번 강의는 '삶의 현장에서 경험되는 성령과 하나님나라' 세번째 시간으로

교회개혁실천연대에 계신 김종미 실장님과

아름다운 마을 밥상을 운영하고 계신 신병철 사장님께서 강의를 해주셨는데요,

 

먼저 김종미 실장님께서는 NGO활동가가 되기까지의 여정을 말씀해 주셨습니다.



졸업을 앞두고 공동체와 함께 진로를 고민하는 과정에서,

다른 사람들처럼 사회가 만든 경쟁구조 속에 있기 보다는

좀 더 가치있는 일을 하는 NGO단체에서 일을 해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이르러

본격적으로 NGO에 문을 두드리기 시작하셨다고 합니다.

 

대학시절, 선교단체활동과 과활동만을 열심히 해왔기 때문에

NGO활동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었지만,

때마침 만나게 된 기독청년아카데미 사회선교마당을 통해 여러 NGO를 탐방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었고

함께 좁은 길을 걸어갈 친구들도 얻을 수 있었다고 고백하셨는데요,

 

하나님께서는 다른 사람들을 통해 예상치 못한 깨달음을 주실 때가 많기 때문에, 

NGO를 꿈꾸는 청년들에게도

과감히 낯선 만남을 시도하고 즐기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저 여기서 일해보고 싶어요!!"

라고 먼저 용기내어 다가간 것을 계기로,

교회개혁실천연대에서 일을 시작하게 되었고

일을 하면서 '이곳이 정말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곳이구나'라는 감동으로

8년차인 지금까지 일을 하고 계시다고 합니다.

 

하.지.만.

NGO 활동가의 현실은 그리 낙관적이지만은 않았는데요,

대졸자의 평균 임금의 절반정도 밖에 되지 않는 낮은 보수와

때문에 상근 활동가 자체가 적고

중간급은 사라지고 신입과 대표급만 남은,

머리와 꼬리만으로 이루어진 불완전한 조직형태는

넉넉치 않은 일손으로 궂은 일을 감당해야하는 

열악한 NGO의 현실을 보여줍니다.

 

실상 하는 일도 보기에 거대하고 멋진 일이라기 보다는

오랜 기다림과 빠른 손놀림을 필요로 하는 잡업무들이 많고,

긴급한 상황이 생겼을 때는 주일까지 반납할 정도의 더 많은 희생이 요구됩니다.

보수가 많이 낮기 때문에 현실적인 생계문제와 가족들의 반대 등에 부딪힐 수 있고

조직이 지향하는 가치와 현실과의 괴리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꿈꾸는 것은 이상적인 모습이지만,

우리 몸에 익혀진 습관들 때문에 현실의 모습은 변화하기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

또한 자신이 하는 일이 사회를 비판하고 잘못을 고치는 일이기 때문에

타인으로부터 의로운 삶을 산다는 칭찬을 받지만,

실제 자기성찰이 없을 경우, 자기의에 빠지기 쉽다고 하셨습니다.

일을 할 때 상대해야하는 내담자들도 예의바르고 고상한 사람들이 아니라,

상처받아 날카롭고 예의도 없고 부담스러운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그들을 대하는 것도 힘든 부분이라고 하십니다.



저도 선교단체에 있을 때,

대하기 부담스러운 사람들, 사랑하기 힘든 사람들을 대하면서 많은 어려움을 느꼈고,

유독 이곳에만 이런 사람들이 모여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한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과거 상처받고 부담스러운 저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주고 사랑해주신 분들이 계셨고,

내가 아직 죄인되었을 때에 나를 영접해주신 예수님이 계셨습니다.

 

"그들의 눈물을 닦아주기위해 우리가 있는 것"이라는 강사님 말씀처럼,

죄인들과 세리들과 함께 하셨던, 또 자격없는 나를 구원하신

예수님의 사랑을 전하는 우리가 되길 기도합니다 :)

 

일을 할 때 힘든 부분도 많지만, 

자기가 하는 일을 통해 교회와 사회가 변화되는 것을 느낄수 있고,

상명하달식이 아닌 자율적인 방식으로 일을 할 수 있고,

유연성 있고 합리적인 조직문화에서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이

NGO에서 일하는 것의 좋은 점이라고 말씀하십니다.

무엇보다 일을 하면서 가장 추악한 사람들을 만나는 동시에

대안적으로 이 시대를 살고자하시는 훌륭하신 목회자분들을 만날 수 있다는 점도

쉽지 않은 일들을 감당할 수 있게 하는 힘이라고 하셨습니다.

 

삶의 현장에서 하나님나라를 경험하기 위해서는

직장에서 받은 감흥과 어려움을 나눌 수 있고 함께 기도하고 피드백해줄 수 있는 공동체,

직장 내 갈등을 풀수 있는 함께 하는 시간,

일을 배우고 조언을 구할 수 있는 멘토가 필요하다고 하셨고,

무엇보다 '간사 한명은 천명의 후원자의 열망을 얻고 뛴다'는 일념하에

뜨거운 마음으로 열심히 일을 하며 기쁨을 얻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셨습니다.

 

과거 선교간사단체 간사로 있었고, 또 앞으로 일할 단체를 찾고 있는 시점에서

저에게 와닿는 부분이 많았던 강의였습니다.

 

이어서 신병철 사장님께서 '아름다운마을밥상'이라는 글을 읽으며 강의를 시작하셨는데요,



"나를 위해 있는 친구가 아니고 나를 위해 있는 음식이 아니다. 이들이 있어서 내가 있는 것이다.

내가 잘 나서 내 곁에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내가 부족하기 때문에

그것이 덕이 되어 하나님께서 내게 보내주신 소중한 선물들이다."

 

"창업을 하면 창업을 통해 자기 인행의 주체가 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사람은 누구나 다른 사람이 만들어주는 삶만 살 수는 없다.

유보할 수는 있지만 누구나 자신의 때에 맞게 자기 삶의 주체가 되어 변화하고 성숙한다."

 

"자격 있는 삶, 자격을 주장하는 삶 보다는 자격 없는 삶에 더욱 기도와 감사의 제목이 풍성하다.

하나님께서 새 힘을 주실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내가 가진 힘을 내려놓을 수 있는 것이 신앙인 것 같다."

 

마을에서 밥을 짓는 마음으로 정성껏 쓰신 글이라는 게 느껴져,

마음이 따뜻해지고, 감동과 감사의 눈물이 흘렀습니다.   

 

신병철 사장님은 대학에 적응을 잘못해 학사경고 받고 제적을 당한 후 끌려간 군대에서 취사병을 하며

처음으로 제대로 된 밥(?)을 해보셨다고 하는데요,

자신이 만든 음식을 맛있게 먹어주는 선후임, 동기들의 모습을 보며 행복함을 느꼈고,

때문에 다른 분들과는 조금 다르게, 군시절을 생각하면 다시 돌아가고 싶을만큼 좋은 기억만 남았다고 하셨습니다^^

 

제대후 다시 들어간 대학에서도 공부를 열심히 하지 못했고,

결국 자퇴를 결정하고 비전을 찾지 못한 채 공동체 생활을 이어가게 됩니다.

그러던 중 누군가 공동체 지체들이 먹을 밥상을 책임지고 맡아서하면 좋겠다는 얘기가 나왔고

다들 강사님이 맡아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서 기꺼이 기쁨으로 밥상을 시작하게 되셨다고 하는데요,

 

월급을 받는 직원이 아니라 주체적으로 창업을 하는 것이 좋겠다는 공동체 목사님의 권면에

자본의 문제로 서울에서 쉽지 않은 창업이지만, 부모님의 도움을 받아 밥상을 열게 되었습니다.

부모를 잘 만나 사업을 시작할 수 있었던 것이지 주체성이 떨어지는 것이 아니냐라는 비판이 있을수 있지만,

부모님께서 공동체에, 사회에, 하나님나라에 의미있는 일을 후원하는 차원에서,

그리고 아들의 새출발을 응원하는 마음에서 믿고 도움을 주신 것이기 때문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받을 수 있었다고 하십니다.

 

밥상을 하면서 내가 한 밥이 맛이 없어서 사람들이 돈을 내고 먹으러오지 않으면 어쩌나하는 불안과 자의식도 있었지만,

그런 생각에 연연해 하지 않고 생명과 생명이 만나는 귀한 일이라 자부심을 가졌을 때, 

이렇게 귀한 일에 부족한 자를 사용해주시는 은혜에 감사할 수 있었다 고백하시는 신병철 사장님.  

 

일을 하면서 자신의 모난 곳이 다듬어지고,

자신과 더불어 공동체 지체들이 일상 영성으로서의 밥상의 의미를 찾아갈 수 있어 연신 감사하다는 말을 덧붙이셨습니다.

 

이후 질의응답시간에도 주옥같은 질문과 답변들이 이어졌는데요,



개인적으로 '교회개혁실천연대에서 하는 일들이 의미있고 가치있는 일인데 왜 후원이 많지 않냐'는 질문에

Positive 운동을 하는 단체들과는 달리, 교회 내 갈등을 직접 겪어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잘 공감할 수 없는 활동이고,

실제적인 열매를 맺는 것이 힘든 일이기 때문에 후원이 많지 않은 것 같다는 김종미 실장님의 말씀이 기억에 남습니다.

 

하지만 다수의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더라도, 소수의 진실된 동지들과 함께

작고 가난하게, 고통받는 자들의 아픔을 나누는 하나님 나라 운동을 계속 펼쳐갈 것이라 다짐하시는 모습이

자신의 일에 급급하여 이웃을 돌아볼 줄 모르고, 심령이 메마른 저의 가슴에도 인상깊게 남았습니다.

 

하늘 영광 버리고 이 땅 가장 낮은 곳에, 가장 보잘 것 없는 모습으로 오셔서

하나님 나라를 선포하신 말구유 예수님을 다시금 묵상해봅니다.     



마 5:3 심령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그들의 것임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