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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기 강좌

[뉴스앤조이] 사랑방공동체, 교회·학교·사랑방 등 운영…"예수 잘 믿으려고 공동체 한다"

말씀과 공동생활로 세워 가는 '사랑방공동체'

교회·학교·사랑방 등 운영…"예수 잘 믿으려고 공동체 한다"

 

 

[0호] 2012년 11월 14일 (수) 07:02:12임안섭  asact@newsnjoy.or.kr

▲ 사랑방공동체는 정태일 목사 가정을 중심으로 1984년 서울 종로5가에서 시작해, 공동체적인 영성을 구현하고자 도시를 떠나 1997년 포천 시골 마을에 정착했다. ⓒ뉴스앤조이 임안섭

경기 포천 무림리 시골 마을에는 1984년부터 지금까지 30년 가까이 매주 성서 일기와 삶을 나누는 '사랑방 성서 모임'을 하며 코이노니아를 지향해 온 사랑방공동체 터전이 있다. 사랑방공동체는 정태일 목사(사랑방교회) 가정을 중심으로 1984년 서울 종로5가에서 시작해, 공동체적인 영성을 구현하고자 도시를 떠나 1997년 포천에 정착했다.

현재 공동체에는 사랑방교회, 두 개의 생활 공동체, 아홉 개의 사랑방이 있다. 또한 재롱이(3~4살)·꾸러기(5~7살)·어린이(초등)·멋쟁이(중·고등 통합) 학교로 구성된 사랑방공동체학교가 있다. 학교에는 공동체 안팎의 아이들 150여 명 다니고 있다. 어린아이부터 노인까지 모든 교인이 함께 참여하는 주일예배, 교회 안의 작은 교회로서 공동체의 기본 단위인 사랑방 성서 모임, 신앙 공동체를 교육의 장으로 삼아 참교육과 작은 학교를 지향하는 공동체 학교가 사랑방공동체의 핵심 축이 되고 있다.

사랑방공동체는 공동체나 교육에 관심을 두고 있는 이들이 주로 찾는다. 기독청년아카데미와 희년함께도 공동체 탐방 강좌를 기획해 11월 9일부터 1박 2일간 여섯 명의 사람들과 사랑방공동체를 찾았다. 참가자들은 정태일 목사와 같이 목회를 돕고 있는 정성한 목사의 안내를 받아 사랑방 성서 모임을 방문하고 생활 공동체 그루터기의 교인들을 만나 공동체 이야기를 들었다.



▲ 11월 9일부터 1박 2일간 사랑방공동체를 찾은 기독청년아카데미와 희년함께 공동체 탐방 참가자들은 정성한 목사의 안내를 받아 사랑방 성서 모임을 방문하고 생활 공동체 그루터기의 교인들을 만나 공동체 이야기를 들었다. ⓒ뉴스앤조이 임안섭

공동체 영성 지키는 '성서 모임'

탐방팀은 먼저 아홉 개 사랑방 중 '햇살 사랑방'의 성서 모임을 찾았다. 12명의 구성원들이 포천 지역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교인 집에서 모이고 있었다. 사랑방 모임에서는 매주 평일 하루 저녁 구성원 집을 돌아가며 방문해 함께 식사하고 성서 일기를 나눈다. 성서 일기는 교인들이 성경을 매일 읽으면서 묵상한 내용을 기록하는 것이다. 특정 지도자가 일반 원리를 전하는 연역적 방식이 아닌 교인들이 자기 삶에서 성경 말씀의 뜻을 발견하는 귀납적 성서 연구를 통해 일기를 쓰고 있다.

교인들은 성경 말씀이 개인을 변화시키고 교회를 개혁하는 힘의 원천이라는 신앙 고백에 따라 성서 모임에 참여하고 있다. 정성한 목사는 "사랑방 모임을 통해 공동체적인 삶(코이노니아)을 배운다"며 사랑방이 공동체의 중요한 기반이라고 얘기했다. 정 목사는 처음 사랑방에 참여하는 교인들은 적응하기 힘들어하기도 하지만, 서로의 삶을 나누고 피드백을 하면서 얻는 유익이 크다고 말했다.

▲ '사랑방 성서 모임'에서는 매주 금요일 하루 저녁 구성원 집을 돌아가며 방문해 함께 식사하고 성서 일기를 나누고 있다. ⓒ뉴스앤조이 임안섭

사랑방 구성원들은 포천과 서울 등 다양한 지역에 사는 사람들이 섞여 있어서 그 지역들을 서로 오가며 모임을 펼치고 있다. 늦은 밤까지 모이기 때문에 피곤할 수도 있지만 교인들은 애정을 갖고 모임을 이끌어 가고 있다.

이론보다 '생활'로 배우는 공동체

▲ 2009년부터 시작한 그루터기는 사랑방공동체 터전 근처에 집을 지어 여덟 가정과 두 명의 싱글들이 생활 공동체로 사는 사랑방이다. ⓒ뉴스앤조이 임안섭

이어 탐방팀은 생활 공동체 '그루터기'를 찾았다. 2009년부터 시작한 그루터기는 사랑방공동체 터전 근처에 집을 지어 여덟 가정과 두 명의 싱글들이 생활 공동체로 사는 사랑방이다. 생활 공동체는 목회자들과 학교 선생님들 중심으로 구성된 디아코니아와 평신도들을 중심으로 한 그루터기가 있다. 그루터기 멤버들은 다섯 채의 공동주택에서 살고 있다. 초반 2년간은 서로 다르고 모난 모습 때문에 싸우기도 했지만 지금은 차이를 인정하면서 맞춰 가고 있다.

사랑방공동체에서는 평신도들이 생활 공동체를 이루는 것을 과제로 갖고 있었다. 처음에는 몇몇 가정이 다른 공동체를 방문하기도 하면서 준비하다가 우여곡절 끝에 그루터기를 시작한 것이다. 최화선 집사는 "생활 공동체를 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사랑방 성서 모임을 통해 공동체 훈련을 해 온 것이 그루터기를 시작하게 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고 말했다. 여기에는 정태일 목사의 기다리는 목회론이 담겨 있다. 공동체로 사는 것에 대해 누구 하나 강요하지 않았다. 자기 결단이 중요했고, 직접 부딪치면서 싸우더라도 공동체로 사는 의미를 스스로 발견하는 공동체 영성이 있었다.

함께 모여 살면서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그루터기 구성원들은 공동체로 산다는 것의 의미를 새롭게 발견해 가고 있다. 무엇보다 지금 여기에서 하나님나라를 사는 경험을 하고, 세속적인 가치와 싸워 가는 것을 강조한다. 자녀 교육에 대해서도 아이들을 소위 명문대에 보낼 생각으로 가르치지 않는다. 사랑방공동체학교에서도 아이들이 스스로 길을 찾아 가도록 교육하고 있다. 공동체 아이들은 성장하면서 어른들과 선배들을 보면서 공동체적인 삶을 배우는 것이 크다.

그루터기 식구들이 함께 누리는 즐거움도 풍성하다. 정혜정 집사(재롱이학교 교사)는 "서로 없는 살림살이를 공유하기도 하고, 자녀 육아를 돕고, 함께 어울리는 놀이 문화도 만들고, 가정 안에서 겪는 갈등을 상담하기도 하고, 차량을 공유하는 경험을 하기도 한다"며 공동생활로 얻는 유익을 얘기했다.

▲ 사랑방공동체의 생활 공동체는 교역자들과 학교 선생님들 중심으로 구성된 디아코니아와 평신도들을 중심으로 한 그루터기가 있다. 공동체 탐방팀이 만난 그루터기 구성원들은 공동생활을 통해 직접 부딪치면서 공동체적 삶을 경험하고 있다. ⓒ뉴스앤조이 임안섭

정성한 목사는 다른 사랑방도 그루터기를 보며 생활 공동체를 꿈꾸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눴다. 이미 공동체 학교 졸업생들과 할머니들 중심으로 구성된 '무림 사랑방'에서 생활 공동체를 꿈꾸고 있다고 한다.

사랑방공동체에는 다양한 형태의 공동체가 공존하고 있다. 사랑방 성서 모임, 생활 공동체는 물론 교회 등록을 하지 않고 주일예배만 참여하는 교인들까지 서로 교류하며 공동체적인 삶을 공유하고 있다. 정 목사는 "그동안 사랑방공동체는 기성 교회와 공동체 사이를 이어 주는 다리 역할을 해 왔다"며 다른 교회에서도 사랑방공동체를 보며 공동체 실현의 가능성을 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도시에선 실천하지 못한 영성 수련 위해 농촌으로

다음날에는 참가자들이 공동체 터전을 둘러보았다. 공동체가 정착할 때와 달리 몇 년 전부터 주변에 전원주택이나 펜션이 들어서는 등 개발이 잦아지고 있다. 정성한 목사는 "사랑방교회가 서울 종로를 떠나 포천으로 온 이유는 도시 공간이 공동체가 지향하는 영성을 담을 수 없기 때문이다"며 "자본주의의 폐해가 공동체에 들어오거나 교인 수가 많아지면 자기를 비우고 주님께 나아오게 했던 영성을 깨뜨린다"며 개발의 흐름을 우려했다.

마지막으로 정성한 목사는 "공동체로 사는 이유는 같이 어울려 재미있게 살자는 것도 아니고, 자식 교육이나 노후 문제 때문도 아니다"며 "예수처럼 살고 예수를 잘 믿기 위해서다"고 말했다. 정 목사는 탐방 참가자들에게 사랑방공동체를 보며 각자가 처한 현장에서 공동체를 시도해 볼 것을 권했다.

▲ 사랑방공동체가 포천으로 온 이유는 도시 공간이 공동체가 지향하는 영성을 담을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정성한 목사는 공동체로 사는 이유에 대해 "예수처럼 살고 예수를 잘 믿기 위해서다"며 공동체 탐방 참가자들에게 각자 처한 현장에서 공동체를 시도해 볼 것을 권했다. ⓒ뉴스앤조이 임안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