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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기 강좌

[2011년 여름 대학생 세미나 M.T.] 둘째 날 (손거울님 글)

두번째 날이 밝았습니다.

9시부터 속속 모여들어 일찍 온 이들 중심으로 깨끗하게 청소도 하고 정갈한 마음으로 하루를 엽니다.

어제와는 또 다른 생기를 품고 모여서인지 하루가 기대로 차오릅니다.

사건의 철학의 주요한 개념들을 짚어가면서 모르는 부분은 서로서로에게 질문해가고 나름의 답을 찾아가 보았는데,

다소 어려웠던 부분이 다양한 사람들의 언어와 예시로 쉽게 풀어지고 이해되는 과정을 보면서

집단학습의 강점을 다시금 확인하게 됩니다.




발제와 토론을 마친뒤에

책에서 언급되었던 폰타나의 [공간의 개념, 기다림]이라는 그림을 보면서 이해를 돕기도 했고,

또 기억에 남는 것은 스토아철학의 apatheia의 경지를 느낄 수 있다는 바흐의 [파르피타]라는 곡도 함께 감상하면서

아집을 버리고 우주와 하나되는 느낌이 어떤것인지를 음미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다소 딱딱할 수 있는, 텍스트와 토론중심의 시간속에서

그림과 음악의 감상이라는 새로운 기운으로 다함께 노곤했던 몸과 마음이 녹았달까요?~ㅎㅎ

간단한 점심을 먹은뒤에, 박지혜간사님의 깜짝응원방문이 있었습니다.

농부의 마음으로 정성스레 공부하여 좋은 열매와 결실을 맺게 되길 바란다는 격려를 남겨주셨지요~ 덩달아 맛있는 포도ㅠㅠ

식곤증이 몰려올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활발한 토론이 이어졌지요.

부지런히 공부해오니, 오후가 되어 사건의 철학을 마무리 지을 수 있었습니다.

다소 난해했던 보론까지도 차근차근 읽어보면서

사건의 철학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들을 생각해보고 나누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사건의 철학을 어떻게 정리해볼 수 있는지 노트에서 적어보고, 깨달음도 나누었지요.

지금까지 계열화되어온 일들을 운명으로 여기고 떳떳하게 받아들이겠다는 나눔도 있었고,

더불어 공부하는 것이 세상을 새롭게 전복시키는 힘이 될 수 있겠다는 나눔도,

나의 깨달음을 독선으로 가져가지 않고 들으려는 겸허한 자세와 열린자세를 가져야 겠다는 나눔도 있었습니다.

힘찬 박수로, 사건의 철학을 마무리하고 노을이 지는 낙산으로 산책을 나가보았습니다.

선선한 가을바람이 불어오고 함께 공부한 사람들과 삼삼오오 모여

또 다른 삶의 담소를 나누는 것이 꿀 맛 같습니다.

돌아와서 함께 저녁밥상을 차려, 멋진 비빔밥을 만들어 먹었습니다.

야채들도 볶고, 오징어도 볶아서, 커다란 양푼에 고추장과 참기름을 넣고 샤샥 비벼먹었지요~

밥상이 준비되는 동안, 짬이 날 때 공부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세미나의 열기를 실감하는 순간이었습니다.

내일은 한홍구의 지금이순간의 역사를 공부하게 될 텐데,

우리의 역사를 어떤 계열화로 다시 짚어 볼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혼자가 아니라, 함께 머리를 맛대고 공부할 수 있는 매우 특별한 시간!

내일을 기대하며! 오늘이여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