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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기 강좌

[현장스케치] "새로운 주체생성, 기독운동론" 두 번째 시간! (한경민님 글)

아직 2주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벌써 일주일의 시간중 화요일 저녁을 가장 기다리게 됐습니다. 물론 그 이유는 기청아의 강의 때문입니다. 기청아 두 번째 강의가 시작되기 한시간 전 교회 친구들과 저는 일찍 기청아 강의실로 갔습니다. 강사로 오신 구교형 목사님과 조윤하 국장님, 기청아 식구들은 이미 팥죽을 끓여놓고 저희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저희가 사간 떡볶이와 순대 그리고 팥죽은 희한하게 잘 어울리는 조합으로 배고픈 저희들의 배를 채워주었습니다. 나중에는 녹두죽도 먹었는데, 정말 맛이었습니다. 저는 녹두죽을 처음 먹어봤거든요. 매번 강의 시간에 맞춰 허겁지겁 오는 것보다, 한 시간 정도 일찍 와서 기청아 식구들과 밥상교제를 하니 참 좋았습니다.

그렇게 밥상교제를 마치고 곧 기청아 강의가 시작되었습니다. 두 번째 강사로 오신 분은 구교형 목사님이신데, 저와 같은 지역에 사는 이웃사촌입니다. 구교형 목사님은 [복음주의 사회참여 운동 25년]이라는 제목으로 강의를 하셨습니다. 실제로 구교형 목사님은 지난 25년 동안 복음주의 사회참여 운동의 역사를 직접 살아내신 산 증인이셨습니다. 실제 그 이야기의 한 주인공인 분의 생생한 증언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가장 먼저, 목사님은 교회사와 세속사가 결코 분리괴지 않는다고 강조하셨습니다. 개신교가 대한민국에 들어온 지난 130년 동안 교회를 빼놓고 한국 근현대사를 이야기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개신교는 구한 말 선교초기부터 지금까지 끊임없이 현대 세속사의 정치적 행보를 해왔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60년의 대한민국 역사에서 장로출신 대통령이 3명이나 된다고 하니 그 사실을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 지난 130년 한국 근현대사와 함께한 개신교 교회의 역사 이야기를 말씀해 주셨습니다. 일제강점기부터 개신교역사를 통해 풀어나가는 목사님의 한국 근현대사 설명은 조금 어려웠지만, 참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구교형 목사님은 한국 복음주의 사회참여운동을 처음 80년대 태동기부터 90년대 잠복기, 2000년대 이후 분화와 연합의 시기로 나누어 설명해 주셨습니다.

한국 복음주의 사회참여 운동의 태동은 1980년 광주 경험이었다고 합니다. 실제 그 억압의 시절 세상에 대해 귀를 막고 문을 닫았던 교회에 실망한 기독 청년들과 지식인들은 많은 절망감을 느꼈다고 합니다. 그러한 절망을 경험한 젊은 지식인들은 연대를 하게 되었고, 1986년 복청운동이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이후 교회와 청년들을 중심으로 적지 않은 운동의 기반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답니다.

이후 90년대로 접어들며 복음주의 사회참여 운동은 잠복기(독자생존기)를 겪었다고 설명하셨습니다. 실제 정치권과 제도권 안에서 개혁과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하며 사회적으로 처음 민주화에 대한 뜨거운 열기가 많이 사그러들었다고 합니다. 실제 시대가 바뀐 겁니다. 이 당시 후배세대가 조직적으로 길러지지 못했기에 현재 복음주의 운동권에 왕성한 중간역할을 해야 할 30대, 90년대 학번을 찾아보기 힘들다고 합니다.

2000년대 들어 새로운 복음주의 사회참여 운동의 흐름이 만들어졌습니다. 그것은 기윤실이 낳은 자식들이 차례로 독립했기 때문입니다. 공의정치실천연대, 교회개혁실천연대, 좋은교사운동, 기독법률가회 등 기윤실을 모태로 한 새로운 부문 운동이 생겨난 것입니다. 이후 10년간 정권이 바뀌면서 언론활동도 활발해져 뉴스 앤 조이같은 젊은 활동가들의 해방공간도 생겨났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 시기에 복음주의 운동에서 매우 중요한 의식적 단절작업이 일어났는데, 바로 지금 뉴라이트 운동 주역들과의 결별입니다. 김진홍 목사님과 서경석 목사님이 그 대표적 운동가들인데, 뉴라이트 운동의 반동으로 생겨난 복음주의 운동이 바로 2005년 출범한 성서한국이라고 합니다. 사실 저는 이 부분이 전부터 궁금한 점이 많았습니다. 왜 그분들이 그렇게 급전향하게 된 것인지, 도대체 왜 그런 선택을 하게 된 것인지 말입니다. 구교형 목사님은 비교적 상세하게 그때 당시의 상황을 설명해 주셨는데, 저는 목사님의 설명을 들으면서 비로소 그분들을 조금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이 부분을 설명하시면서 목사님 개인적으로 과거 북한 체제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었노라고 고백하신 부분이 가장 공감이 갔습니다.

마지막으로 목사님은 1960년대 이후 한국교회를 세대별로 나누셨는데, 1세대는 부흥집회형 분리주의, 은사주의, 기도원운동의 한경직, 조용기 목사님. 2세대는 개인주의적 내면주의, 성경공부로 복음주의 4인방. 3세대는 현실참여적 공동체주의라고 설명하셨습니다. 저는 목사님의 설명을 들으며 세대별로 당시의 상황과 잘 맞아떨어진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3세대부터라고 말하셨는데, 지금은 교회가 비판받고 쇠퇴하는 시대를 맞았기 때문입니다. 이제 한국교회는 이러한 시대를 맞아 새 시대에 맞는 변화와 전략을 필요로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교회가 실천적 삶의 지평으로 사회속에 더 들어가야 하고, 지역을 기반으로 지역을 섬기고, 전문성을 갖추며 이들을 엮어가는 연합운동의 틀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또한 이제는 인간 중심을 뛰어넘어 교회가 생명, 생태적 고민을 해야 한다고 강조하셨는데, 이 부분에 큰 공감을 했습니다.

강의가 끝나고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는데, 이 시간도 뜨거운 시간이었습니다. 목사님께서 이 시간에 박원순 시장님의 '세상을 바꾸는 천가지 직업'이라는 책을 소개해 주셨는데, 나중에 꼭 시간을 내서 읽어봐야겠습니다.

거의 세시간동안 강의와 질의를 통해 많은 사실을 알게되었고, 고민거리를 가져왔습니다. 과거를 보니 현재를 조금 알게되고, 현재를 조금 알게되니 미래를 생각하게 됩니다. 과거 복음주의 사회참여운동의 태동부터 지금까지 변치않는 하나님 나라에 대한 소망과 그 가치를 어떻게 실현하며 살아가야 할지 많이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마지막에 이제는 작은 교회를 지향해야 한다는 목사님의 말에 큰 감명을 받았습니다. 실제로 목사님께서도 목사님이기 전에 한 지역의 주민이라는 생각을 먼저하신다고 하며, 교회의 사랑방을 지역 주민들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하신다는 것을 들었습니다. 목사님께서 지역의 특수한 상황과 변화에 기민하게 맞춰갈 수 있는 교회를 고민하시며 실천에 옮기시는 이야기를 들으니 참 대단하다고 느껴졌습니다. 저도 목사님의 생각과 교회에 대한 비전을 같이 공유하며 청년으로서 어떻게 교회를 만들어나가야 할지 생각하게 된 시간이었습니다. 이날 너무나 좋은 말씀으로 강의해주신 목사님 너무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자주 뵜으면 좋겠습니다. 종종 교회도 찾아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