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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기 강좌

[현장스케치] "미래를 여는 경제특강" 5강 : 국제금융자본의 작동원리_유철규 교수 (신진영님 글)




*금융자본의 작동원리

교수님께서 처음 하신 말씀은, 국제 금융자본이 특별한 성격을 갖고있는 것이 아니라 국제 금융자본이 일반 금융자본의 성격을 잘 표현하고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오히려 국내 금융자본이 법,제도,관습에 얽매이게 되면서 기본 성격을 잃기 쉽다고 하셨지요.

금융자본의 작동원리를 보여주는 사례를 네 가지 말씀해주셨습니다.

사례1) 미국의 한 건설회사
name value는 비교적 높은 편이고, 고용된 직원이나 소유한 부동산이 없습니다.
사장 혼자 때에따라 입찰을 하는 것이지요.
그러다가 계약을 따게되면, 은행/장비임대업체/용역업체 에 연락해서 업무를 수행합니다.
은행에서 돈을 빌려 장비임대업체와 용역업체에게 대금을 지불하고 건설업무를 진행하게 합니다.
그리고 계약금을 받게되면 대출금을 은행에 송금하고 나머지 차익을 이익으로 남기는 것이지요.

사례2) 나이키
나이키는 미국에 제조시설이 하나도 없습니다.
디자인하는 파트만 존재하지요.
디자인으로 발주를 해서 전세계를 대상으로 입찰을 받습니다.
이전 계약의 성과가 어땠는지는 전혀 묻지 않고 매번 아주 새롭게 입찰을 받습니다.
삼성전자가 나이키처럼 되고싶어한다지요.

사례3) 어떤 기업이 100억원 어치의 부동산을 소유한다면, 그 100억원을 경제력으로 환산해보자.
같은 100억원을 은행에 넣어두어 하루 300만원 정도의 이자가 발생한다고 가정했을 때 부동산을 갖고있는 것이 하루 300만원 이상의 이자를 발생시킬 수 있는가?
부동산에서 하루 300만원 이상의 가치를 발생시키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만약 그 땅에 공장을 지어, 낮에만 공장을 가동시킨다면 밤에 공장을 돌리지 않음으로써 발생하는 손실(은행이자대비)은 어떻게 할 것인가?

사례4) 맥도날드가 아르바이트 생을 고용할때 갖는 사고방식
-9시~18시까지의 업무시간 중, 총 근무시간: 8시간(1시간은 점심시간이므로)
-월~금 5일을 근무한다면 직원의 토요일과 일요일은 근무시간으로 잡지 않음
-직원에게 자녀가 있더라도 자녀 교육비를 따로 지급하지 않음(수당에 포함시키지 않음)

위의 네 가지 사례에서 드러나는 공통점은, 금융자본이 사람과 시설/토지에 묶이지 않는 다는 것입니다.
사람이나 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최고의 효율만을 향해 빠르게 이동하는 것이지요.
금융자본에게 밤(불황)은 허락할 수 없는 시간입니다. 항상 낮(호황)만을 좇아 이동할 뿐입니다.
이것이 금융자본의 기본적인 작동원리였습니다.


*우리나라에 들어왔던 국제자본의 형태와 영향

95년을 기점으로, 한국은 차관(국제원조의 형태로 선진국이 후진국에게 돈을 빌려주는 것) 대상국에서 제외됩니다.
당시 한국은 호황을 누리고 있었고, 그간의 빚도 모두 갚은 상황이었지요.
당연히 95년 이전에 한국에 들어온 외국자본의 형태는 그 이후에 들어온 외국자본의 형태와는 극명하게 달라졌습니다.

95년을 지나면서 한국은 더이상 차관 형태로 돈을 빌릴 수 없었고, 그 자리에 외국자본이 펀드 형태로 들어오게 됩니다.
우리나라에 공장을 짓고, 우리나라 사람들을 고용하는 형태로 외국자본이 들어온 것이 아니라 단기 주식 차익을 노리는 목적으로 많이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이에 한국 정부가 채권을 발행하지만, 외국자본은 3년만에 반환을 요구했습니다.
'다이나믹 코리아' 다른 말로, 불안정한 한국에 오랫동안 돈을 묶어둘 수 없다는 것이 이유이겠지요.
당연히 한국 정부도 국채를 발행해서 긴 안목을 가지고 투자를 할 수도 없게 된 것입니다.
이 와중에 IMF가 터지고, 그 동안의 금융제약 법률이 풀리게 됩니다. 국제금융자본이 우리나라에서 마음대로 활개를 치고 다녀도 어떻게 할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지요.
그러면서 사람이나 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최고의 효율만을 향해 자본이 움직이게 됩니다.

최근 외국인 지주비율을 살펴보면, KB의 경우 80 %가 넘고, 신한은 60% 이상, SC제일은 100%가 됩니다.
이렇게 되면, 다른 어떤 것 보다 수익을 내는 것이 최우선 목적이기 때문에 그간 기업이 갖고있던 수익이 안나는 자산은 모두 판매하게 됩니다.
연수원을 비롯해서 직원복지차원으로 갖고있는 재산은 모두 매각대상이 되고, 수익을 높이는데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여러개의 지점(고객의 편의를 위한 부분)도 축소하게 되는 것이지요.
수익을 내는 것 이외에는 어떤 것도 가치기준이 될 수 없고, 매각해서 얻은 이익은 모두 배당으로 돌립니다. R&D에 대한 투자도 거의 없어지고, 인건비 비율도 줄여나갑니다.
오로지 배당률만 높아지는 것이지요.


*우리가 당면한 현실과 우리 앞에 놓인 질문들

1) 교수님께서 저축은행 사태와 신용카드 불량자가 발생하는 사태를 어떻게 봐야하는가 물으셨습니다.
능력도 안되면서 자기 수준을 넘게 소비하냐고 힐난해야 할까요?
저축은행에 돈을 넣은 사람의 무지를 탓해야 할까요?
신용카드를 쓰도록 누가 장려했나요?
왜 그 사람들이 돈을 빌릴 수밖에 없었을까요?

2) 지난 십년간 한국을 지배한 화두 세가지를 꼽자면,
'당신의 노후 두렵지 않으십니까?', '부자되세요', '재테크'였습니다.
국민의 교양이 이 세 개의 표현을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3) 한국은 리스크와 빚(대출)을 권하는 사회가 되었습니다.
여기저기 대출하라고 연락을 돌리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금융은 자산과 부채의 합으로 이루어 지는데(금융=부채+자산), 부채가 확대되면 당연히 금융도 확대됩니다.
그래서 금융이 부채를 확대시키는 형식으로 자기 자신을 확대시키나 봅니다.

유철규 교수님은 '사람을 어떻게 보호할 것인가'에 대한 정책이 필요한 때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한국정부가 IMF를 핑계댈 수 없다고도 이야기하셨습니다.
그만큼 한국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이 많다는 것이지요.

정부는, 노후 주거 건강 문제를 개인이 해결하지 않게 할 수 있고 금융 소비자 보호도 할 수 있습니다.
중소기업도 보호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안 해왔던것 뿐이지요.
어렵기는 하지만 불가능한 일은 아닌가 봅니다.

이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열쇠를 우리가 갖고 있는게 맞다면, 각각의 개인은 더 잘 알기위해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자본권력에 속지 않는 것이 문제 해결의 시발점일테니까요.

마지막으로, 교수님께서 자본에 국적이 있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국제금융자본이 한 나라의 법률과 관습에 얽매이게 될 수 있다면, 금융자본의 낮(호황)만 좇아가려는 무시무시한 본성을 한 층 억제시킬 수 있다는 것이지요. 한 나라의 법률과 관습에 얽매이게 되는 자본은, 그 나라 사람들에게 함부로 해를 끼칠 수 없다는 뜻이기도 하겠죠.
물론 그 나라를 민족이나 인종,국적으로만 볼 수는 없긴 합니다. 어떤 정서를 가지고 누구의 기대에 부응하는가가 중요한 것이니까요. (같은 한국 사람이어도, 미국의 이익에 부응하는 행동을 하고 자본을 조정한다면 그 모습은 국적있는 자본의 모습이 아니겠지요)

그래서 저는 자본에 국적이 있다는 말을 '자본에 도덕성을 덧입힐 수 있는가'라는 질문으로 바꿔서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 자본도 역으로 제 3세계에 잔인하고 사악한 국제금융자본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역주민들과 지역환경을 생각하는 마음 없이 이익만 내기 위해 자본을 운용할수 있을테니까요.
정부 입장에서는 정책이라는 도구로 금융자본이 가진 거친 본성을 통제할 수 있어야 겠지만(이것 또한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돈을 벌고 쓰는 개인 입장에서는 합리적인 사고와 도덕적인 분별력에 근거해서 자본을 대할 수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두려움이 합리적인 결정을 방해한다는 것을 기억하며 두려움에 휘둘리지 않는 용기를 갖는 것도 중요한 자세이겠지요.

강의를 들으면서, 지역경제를 살리는게 참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자주가는 단골가게가 있다는 것, 행복하면서도 힘이나는 일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