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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기 강좌

[현장스케치] '말씀과 함께 2012' 2월 27일 (이윤구님 글)


레위기의 땅 신학과 민수기에서 기억할 교훈 3가지


1. 레위기의 땅 신학

레위기 25장을 중심으로 한 땅 신학은 성경전체를 관통하는 매우 중요한 주제입니다. 레위기는 땅과 관련하여 인류는 하나님으로부터 땅을 임시로 임대받아 사는 것이며 그에 따라 하나님이 요구하시는 공평과 정의의 임대료를 체불할 경우 언제든지 땅으로부터 쫓겨날 수 있음을 말하고 있습니다. 출애굽시절 모두가 노예였을 때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던 이스라엘이 가나안에 정착하여 왕정체제를 이룬 후 민족 내에서 계층분화가 이루어 지면서 부유하고 권력있는 자가 가난하고 힘없는 자를 억압하는 또 하나의 애굽을 건설하게 됩니다. 출애굽의 궁극적 목적은 가나안 땅 입성 그 자체에 있지 않고 애굽, 소돔, 바벨론, 앗수르 등 폭력과 억압으로 통치하는 이 세상 나라와 전혀 다른 공평과 정의가 지배하는 하나님나라를 세우는데 있습니다. 이스라엘이 가나안에 정착한 이후 기존 정착민에 동화되어 하나님이 원하시는 공평과 정의의 나라를 이루는데 실패하자 가나안땅에서 쫓겨나게 됩니다. 레위기의 이러한 신학적 주제는 이후 전 예언서를 통해 예언자들이 전한 심판과 회복의 메시지의 중요한 신학적 근거가 됩니다. 또한 레위기의 땅과 관련된 신학적 주제는 신약시대 예수님의 메시지로 이어지게 됩니다. 예수님이 공생애 기간동안 선포한 메시지의 중심은 빚 탕감과 희년 운동이었습니다. 희년과 안식년으로 대표되는 하나님나라는 누군가에게는 환영의 대상이었지만 누군가에게는 적대의 대상이었습니다. 그 만큼 레위기의 땅 신학은 체제변혁적 요소가 포함된 급진적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2. 민수기에서 꼭 기억할 3가지 교훈

민수기의 광야는 하나님 임재와 부재의 경험이 공존하는 곳입니다. 민수기의 히브리 원어는 ‘광야’라는 의미와 ‘말씀과 함께’라는 의미를 동시에 가지고 있습니다. 현대를 살아가는 인생여정 자체가 광야임을 생각하면 민수기는 현대인에게 많은 시사점을 주는 책입니다. 민수기는 이스라엘의 광야여정 가운데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은혜의 기록과 함께 숱한 반역으로 인해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불 같은 심판의 기록을 담고 있습니다. 특별히 민수기 11장부터 17장에 이스라엘의 하나님에 대한 총체적인 반역 시도가 상세히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스라엘의 숱하게 반복되는 반역과 이로 인한 하나님의 심판의 기록은 우리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3가지 핵심적 교훈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런 면에서 민수기는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반면교사와 같은 역할을 하는 책이기도 합니다. 첫째, 불평은 전염속도가 매우 빠르다는 것입니다. 둘째, 환애굽에 대한 부단한 경계입니다. 셋째, 가나안정복을 위한 철저한 준비입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하나님께 반역하게 되는 계기는 함께 섞여 사는 다른 인종들의 탐욕에서 촉발되었습니다. 자신 앞에 닥친 시험과 환란 앞에서 하나님을 탓하면서 불신앙으로 빠져드는 것을 경계해야 합니다. 오히려 광야 같은 인생에서 하나님께 받은 은혜를 잘 기억하고 보존하여 신앙성장의 디딤돌로 삼아야 합니다. 탐욕에 대한 끊임없는 자기절제와 자기부인이 있어야 합니다. 말씀묵상과 기도를 통해 하나님의 은혜를 내적으로 깊이 축적하려는 강한 의지 없이는 하나님나라 건설은 요원할 뿐입니다. 이 세상과 대적하기 위해 스스로 자신을 말씀과 기도로 무장하는 훈련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합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은혜의 말씀이기도 하지만 말씀대로 살지 않거나 이에 순종하지 않을 경우 우리 자신을 타격하는 무서운 심판의 말씀이 될 수도 있습니다. 예수님의 씨 뿌리는 자의 비유에 나오는 길가, 돌밭, 가시나무, 좋은 밭은 한 개인 안에서 일어나는 신앙의 다양한 모습을 잘 묘사하고 있습니다. 민수기의 세가지 교훈을 마음 판에 깊이 새기지 않는다면 돌밭의 단계, 즉 깊이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금새 시들고 마는 쳇바퀴와 같은 신앙여정을 되풀이 할 수 밖에 없습니다. 며칠이면 갈 수 있는 가나안에 들어가기까지 40년이 걸린 광야의 이스라엘을 반면교사로 삼아 신앙의 부단한 정진을 통한 존재의 변화를 이루어 내야 합니다.


3. 결론

우리가 구원받은 목적은 현재 발 딛고 있는 한국 땅 위에 자본주의가 지배하는 돈과 권력의 나라가 아닌 하나님의 자비와 은혜가 지배하는 나라를 건설하는 것입니다. 레위기의 땅 신학은 이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민수기의 세가지 교훈을 통해 이 세상이 주는 탐욕에 대해 늘 깨어 경계하며 하나님의 은혜를 잘 보존하여 구원받기 이전의 상태로 자신을 끌어 내리려는 죄악의 관성을 과감히 끊어내야 합니다. 말씀과 함께 2012 두달 동안의 강의를 통해 하나님의 말씀이 늘 감미롭기만 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불순종하는 사람에게 언제든지 그 사람에게 돌격하여 치명적인 타격을 가할 수도 있음을 기억합니다. 이스라엘의 실패가 오늘 나의 실패가 되지 않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