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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청년포럼

[1월 생명평화학당 고미숙 특강 현장스케치] 나를 찾아가는 시간 (권경아님 글)


2012년의 네 번째 날. 1월 생명평화학당이 열리는 대학로 기청아 사무실로 우리의 발걸음이 모아졌습니다. 이번 1월 생명평화학당은 동의보감, 몸과 우주와 삶의 비전을 찾아서의 저자 고미숙 선생님을 모시고 함께 공부하는 시간을 갖게 되었습니다. 본격적 강의는 늦은 7시부터 시작이었지만, 함께 공부하게 될 지체들과 6시부터 한시간 정도 각자가 준비해온 먹거리로 식탁교제를 나누었습니다. 사무실에서는 추운 날씨 때문에 굳어진 몸을 녹일 어묵국을 준비해 주셨어요~ 따뜻한 어묵국물이 사무실에 모인 우리의 몸과 마음을 녹여주어 강의를 통해 만난 우리의 만남의 고리를 따뜻하게 연결해주었던 것 같습니다^^



7시가 가까워 오자 60-70명 쯤 되어 보이는 인생이 모였습니다.

강의를 시작하기에 앞서 왜 이곳에 모이게 되었는지 강의에 참석한 모두가 간단한 자기소개를 하였습니다. 15초 가량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다 다른 인생이 각자의 인생을 살다가 한 곳에 모일 수 있다는 것이 참 신기하고 그 만큼 이 강의 시간이 참 귀하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고미숙 선생님께서도 공부하는 현장만이 나이와 직업, 성별 등 우리의 경계를 허물고 만날 수 있는 장이 되어진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작년 연말에 몸이 많이 아프면서 몸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기청아 대학생세미나 주제로 선정되었던 고미숙 선생님의 동의보감 책을 개인적으로 읽어 내려갔습니다.(끝까지 다 읽지는 못했어요^^;;)

책을 읽으면서 몸이 보내는 신호를 잘 듣고 헤아림이 필요하겠다는 생각과 지금까지 내 몸에 대해 얼마나 나 자신조차 무관심했었는지 스스로에게 미안했습니다. 아플 때 아픈 부위에 해당하는 병원에 찾아가 약처방을 받고 복약하는 것으로 통증에 대한 일시적인 서비스에 의존한 체 병의 원인은 고민하지 않았던 나의 무관심함과 무지함을 깨닫게 된 것입니다. 그 깨달음을 시작으로 시작된 고민은 삶의 비전에 까지 이르게 되었습니다. ‘왜 내가 행복하지 않을까? 왜 사는게 이렇게 스트레스 자체이며 고통스러울까?’라는 질문에 부딪히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깨달은 것은 지금 껏 하나님이 나라는 사람을 지으셨을 때 부여하신 나만의 것, 내가 잘 할 수 있고 좋아하는 것, 내가 이 땅에 와서 하고 가야할 것, 그것에 집중하기 보다는 세상과 내 주변의 사람들(대표적으로 부모님?)의 원하는 바를 따라 선택하고 살아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개성이 무시되고 획일화된 교육환경과 이 시대의 흐름을 엄청나게 원망하고 있었습니다. 내 인생 돌려내~하면서요.ㅎㅎ
 
내 나이 서른. 늦은 듯 하지만 이제라도 나를 잘 알고 싶어졌고, 지금껏 살아온 관성에 치우쳐 살아가는 것이 나를 두 번 죽이는 일이라 생각되었습니다. 이런 지점에 서있는 저에게 이번 생명평화학당에서 고미숙 선생님을 뵙게 된 것은 준비되어있는 인도하심을 받는 느낌이었습니다.




선생님의 강의가 시작되었습니다.

사진에서 보시는 것 처럼 많은 분들이 거의 2시간 동안 선생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였습니다. 자리가 부족해서 서서 강의를 들으실 정도로 많은 분이 함께하셨고, 그만큼 강의시간은 우리의 열정으로 뜨거웠습니다.
 
강의의 전반적인 내용은 결국 어떻게 잘 살아갈 수 있는가 였던 것 같습니다.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삶과 앎이 일치 할수록 잘 사는 것이다.” 라는 것이었습니다. 늘 아는 만큼 살지 못하는 것에 문제의식을 갖고 있었는데 몸과 인생에 대해 많은 연구를 해오신 분께 이렇게 정리된 문장으로 들으니 그 일치의 필요가 더 절감되었습니다. 앎과 삶의 간극에서 모든 문제가 비롯된 다는 것을 늘 염두에 두고 살아가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병이 찾아왔을 때, 무엇이 문제인지 나를 잘 살피는 것을 놓치지 말아야겠다는 다짐도 해봅니다. 또 육체노동과 정신노동의 간극에 대해서도 말씀하셨는데 요즘은 대부분 몸은 움직이지 않고 정신노동을 주로 하는 추세라 아픈 사람들이 많다고 하셨습니다. 실제로 등산을 하거나 여러 신체활동을 하다보면 정신이 맑아지고 복잡한 생각을 피하게 되었던 것을 생각해보니 많이 공감이 되었습니다.

선생님의 책에서 우주라고 표현된 것은 신과 자연과 같은 의미로 볼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내 존재가 형성될 때 나에게 부여된 나만의 생명력을 잘 사용하면서 살아야 하는데 지식의 이미지만 가르치고 있는 교육의 현실과 잘못 규정된 꿈과 행복이 우리가 각자의 생명력을 잘 사용하도록 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국 스스로 본질을 찾아가려 하지 않기에 남들이 말하는 것을 전부라고 살아갔던 어리석음과 게으름이 문제가 되겠지요. 겉핥기식으로 공부하고 모든 존재에 대한 인식도 겉핥기식이 아니었나 생각해봅니다. 이렇게 보니 공부다운 공부를 해본 적이 없구나 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선생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공부는 곧 수련이고, 신앙이라고... 스스로 진리를 구하는 노력, 문제를 뚫고 나가려는 과정을 통해서 근력이 생기고 성숙해 가는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이 이야기를 듣는데 내 상태는 몸에 근육이 하나도 없어서 스스로 서지도 못하는 상태이겠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부끄러웠습니다.

나약하고 어리석은 나를 마주하는 것은 참 불편하지만 그래도 참 감사한 일입니다
. 모르고 살아가지 않고 깨닫게 하신 은혜를 기억하면서 근력이 생기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강의 내용이 너무 좋았는데 제가 소화한 것은 이 정도입니다. 허접한 후기라 죄송하면서도 책 내용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하기엔 약간 부족한 것이 더 나은 것 아닌가 위안삼아 봅니다. (선생님께서도 강의의 말미에는 책에 보면 다 나와 있다고 하셨습니다ㅋ)

강의를 마치면서 개인적으로 소망한 것은 끝까지 공부, 수련, 신앙의 길을 힘있게 가고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지금은 비록 갓난아기 수준이지만 머지않아 스스로 몸을 뒤집고, 그러다가 기어다니고, 서게 되고, 걷게 되고, 뛰게 될. 행복한 나와 우리의 모습을 꿈꿔봅니다. 이 길에 함께 서있는 기청아.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