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출발
2011년 9월 21일 수요일, 훌륭한 물리학자이시며 온생명 사상가이신
장회익 선생님을 만나 뵙고 왔습니다.
참가자는 정인곤, 유재홍, 김겸손, 권대익, 길서영, 이하영,
이렇게 6명이었습니다.
아침부터 여러 정신없는 에피소드를 겪으며
장회익 선생님을 뵈러 천안으로 출발했습니다.
수유에서 출발한 사람들도 있고, 중간에 급히 픽업된 사람도 있고,
천안으로 직접 달려온 사람도 있고...
가다가 차도 막히고, 길도 헤매고,
여러가지 화려한 사건들로 약속시간에 늦어버렸지요.
하지만 따뜻하게 맞이해주시는 선생님 내외분을 만나며 마음이 한결 편해졌습니다. ^^
#2. 첫 만남
사모님께서 집 곳곳을 소개시켜주시고 자랑도 해주셨습니다.
집에는 책도 많고, 식물들도 있고, 따뜻한 분위기입니다.
선생님이 방명록을 주셔서 방명록에 저희들 이름을 기록했습니다.
그리고나서 자기소개부터 합니다.
선생님은 한 사람씩 자기소개 할 때마다 방명록의 이름에 맞춰보며
저희들을 기억해주시려 하셨습니다.
처음 만난 젊은이들의 얼굴과 이름을 기억해가며
만남을 위한 시간을 준비하시는 모습이 인상 깊이 다가옵니다.
저희 중에 한 명이 상대성이론에 대해 간단히 설명을 부탁드려
선생님이 설명하시고, 점심시간이 되어 식사하러 나갔습니다.
식사하면서도 과학에 대한 이런 저런 설명을 해주셨습니다.
상대성 이론, 4차원의 개념, 우주의 나이가 어떻게 되는지,
그런 것들을 어떻게 증명해 내는지 등등.
묻는 것 마다 진지하고 자세히 설명해주셨습니다.
과학에 대해 깊이 공부한 사람들이 없어 여쭤본 질문들도
수준이 그리 높지 않았을 텐데,
사소한 것 하나하나 성실하게 대답해주셨습니다.
선생님께 과학에 대한 설명을 들으니,
어릴 적 할아버지께 옛날 이야기 듣는 듯합니다.
지루하고 복잡할 것만 같은 과학이 이렇게 신나고 재밌었구나 생각합니다.
#3. 온생명에 대해
선생님 댁으로 돌아와 서재도 구경하고 과일도 먹습니다.
자리에 앉아서 선생님의 책을 보며 궁금한 것들,
더 묻고 싶은 내용들을 물었습니다.
책에서 교회를 졸업했다고 표현했는데,
지금 교회를 다시 나가시는 것에 대해 “대학원을 가는 것과 같은 것” 이라 설명해주셨습니다.
그리고 성경에서 온생명이 잘 드러난 부분이
요한복음 15장의 ‘참 포도나무’ 비유라 설명해셨습니다.
나는 참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라고 말씀하신 예수님의 가르침 속에서
온생명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고 하셨지요.
기독교 역사에서 삼위일체 논쟁으로 인해 분열되었던 경험도,
온생명의 이해가 있었다면 분열되지 않을 것이라 설명하기도 하셨습니다.
이러한 온생명에 대해 설명하신 후 지금 시대는
온생명의 위기가 찾아오는 것 같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런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생활 방식과 문학, 문화의 생성이 필요하다고 하셨습니다.
사람들의 행동에 변화를 주기 위해서는 단순히 안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변화시킬 수 있는 그 무엇인가의 힘이 있어야 한다고 합니다.
가장 강력한 것은 종교일 수 있는데
지금의 종교는 그러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평하셨고,
그래서 기독청년의 할 일이 많다고 하셨습니다.
선생님의 설명을 들으며 나를 포함한 지금 기독청년의 역할이 무엇일까,
감당해야 할 몫이 무엇일까 생각하게 됩니다.
#4. 공부에 대해
선생님이 공부해오신 방법에 대해서도 묻고 답했습니다.
기독청년에게 필요한 공부가 무엇일지, 꼭 필요한 책을 무엇일지 물었습니다.
선생님의 대답은 결국 그것을 스스로 찾는 것이 필요하다고 하십니다.
그것을 찾아가는 과정 또한 배움의 과정이라고 하십니다.
주어진 틀과 과정이 아닌 야생의 공부를 해오신 선생님다운 대답인 것 같습니다.
또한 즐겁게 하기를 권하십니다.
공부할 때 몸이 즐겁다는 것을 기억해놔야
재밌게 공부할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그런 과정을 통해 공부하는 체질을 만들어야
즐겁고 지속적으로 공부할 수 있다 하십니다.
평생을 즐겁게 공부하고, 지금도 재미나게 공부하시는 선생님의 모습을 보며 많이 배웁니다.
젊은이들이 묻는 것에 하나하나 자세히 설명하시는 모습이 인상깊습니다.
무엇보다 선생님 스스로 신나게 그 시간을 즐기시는 모습을 보며 감탄했습니다.
4시간 가까이를 쉴 새 없이 대화했지요.
배움의 기쁨을 넘어서, 그것을 나누는 기쁨까지 누리는 것이
선생님의 삶을 지금까지 가증하게 한 힘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 기운이 저희들에게도 전해지는 것 같습니다.
우리 배움의 과정도 장회익 선생님과 같이 신나고 유쾌한 과정이 되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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