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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본질·마을공동체' 워크숍, 시골·도시 교회 함께<당당뉴스>_ 공동체지도력훈련원·목회멘토링사역원 주최 워크숍(2016.10.31)

'교회 본질·마을공동체' 워크숍, 시골·도시 교회 함께

10월 31일 '7차 마을을 섬기는 시골·도시 교회 워크숍'…280명 북적북적


2016.11.04

  
▲ 목회멘토링사역원(유기성·김영봉 원장)과 공동체지도력훈련원(원장 최철호 목사)에서 주최한 '7차 마을을 섬기는 시골·도시 교회 워크숍'이 10월 31일 전남 광주벧엘교회에서 열렸다. '교회 본질과 마을 공동체'를 주제로 주제 강의와 8개 교회 사례 워크숍을 진행했다.


'교회 본질 회복은, 마을 교회 목회는, 마을 섬김 사역은, 마을 공동체 구현은, 어떻게?'. 7차 '마을을 섬기는 시골·도시 교회 워크숍'에서 나온 질문들이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목회자·신학생·평신도 280명은 이날 하루 교회와 사역 고민에 푹 빠졌다. 목회멘토링사역원(유기성·김영봉 원장)과 공동체지도력훈련원(원장 최철호 목사)에서 함께 주최한 행사가 10월 31일 전남 광주벧엘교회(리종빈 목사)에서 열렸다.


'교회 본질과 마을 공동체'를 주제로 한 워크숍은 최철호 목사(아름다운마을공동체)와 조주희 목사(성암교회)의 주제 강의와 8개 교회 사례 발표로 진행됐다. 사전 신청자가 210명이었는데, 현장에 와 보니 280명에 이르렀다. 행사 장소가 꽉 찼다. 밥도 부랴부랴 더 준비했다.


교회 부교역자·청년과 함께 온 목회자, 갓난아기를 안고 온 젊은 부부, 신학대학원 학생들이 보였다. 충남 서산과 경북 안동에서 모임을 갖는 목회자들, 개척을 준비하는 교회 목회자와 교인들, 공동체지도력훈련원 목회자·신학생 과정 참여자들 등 단체로 온 이들도 있었다. 캐나다 한인 교회에서 목회하다가 잠시 한국에 들른 김에 참가한 목사도 있었다.


'한 몸' 된 교회, 마을 공동체 삶으로 '시대 우상' 넘어서


  
▲ 아름다운마을공동체 최철호 목사가 '교회 본질 회복과 마을 공동체 운동'이란 주제로 강의했다. 최 목사는 구별된 삶과 한 몸 된 공동체 관계의 토대 위에서 마을 사역을 해야 한다고 했다.


아름다운마을공동체 최철호 목사의 강의로 워크숍을 시작했다. 주제는 '교회 본질 회복과 마을 공동체 운동'이다. 아름다운마을공동체는 강원 홍천과 서울 인수 터전 등지에서 농도 상생(相生) 마을 공동체 삶을 일군다. 공동체 삶과 신앙의 근원은 교회 본질 회복에 있다. 하나님 백성으로 구별된 삶을 구현하고, 한 몸 된 관계를 이루고자 하는 공동체 교회다.


"어떤 조직에 등록하여 출석하는 게 교회 본질이 아닙니다. '자본·학벌·부동산' 등 우리 삶을 지배하는 세상 권세를 제대로 알고, 그것을 거부하는 구별된 삶을 살아야 합니다. 교회가 지금 무엇에 지배당하고 있는지 알지 못한 채, 세상과 하나님을 겸하여 섬길 수 있습니다. 출애굽 백성이 금송아지를 만들어 섬긴 것처럼, 예배를 드리면서도 일상에서는 시대 우상을 따라 사는 '기독교 종교인'으로 살면 안 됩니다.

일상을 지배하는 세상 권세를 제대로 알아야 합니다. 생명을 상품화하는 반생명적 죽임의 질서가 있습니다. 화학농사나 산업적 축산, 아이들을 부당한 경쟁과 폭력에 노출시키는 교육은 하나님이 만드신 생명 질서에 반합니다. 식의주락(食衣宙樂) 생활양식과 결혼·임신·출산·육아·교육, 소비 등 구체적인 일상생활에서 작동하는 우상의 힘을 거부하고 대안적으로 사는 철저한 제자도를 세워야 합니다.

마을 사역은 신앙 공동체의 구별된 삶을 토대로 해야 합니다. 많은 사역이나 프로그램으로 마을 사역의 가치를 증명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철저한 제자도로 구별된 삶을 살 때라야 사역의 진정성과 설득력, 지속성을 얻게 됩니다. 협동조합이나 사회적 기업, 인문학 교육이 상품처럼 교회에 들어오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우선 그리스도를 머리로 둔 한 몸 된 관계를 기반으로 하여 사역의 형태를 취사선택할 수 있어야 합니다."


'마을 사역' 14개월 연구, 8년 실행…마을과 함께 사는 교회


  
▲ 성암교회 조주희 목사는 '동네의 교회, 교회의 동네'라는 주제로 강의했다. 조 목사는 목회자의 변화를 강조하며 마을에 이웃으로 살면서 발견하는 필요를 함께 풀어 나가는 사역 방향을 잡아야 한다고 했다.


성암교회 조주희 목사는 '동네의 교회, 교회의 동네'라는 주제로 강의했다. 조 목사는 어렸을 때 함께한 교회 이야기를 꺼냈다. 교회는 시골 마을에서 중심적인 위치에 있었다. 한 아이의 눈에 목사는 마을 어른 중 한 명이었다. 그분은 면사무소 일이나 마을 현안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이 교회는 마을에서 그냥 친근한 이웃이었다. 어린 시절 기억은, 조 목사가 서울 은평 도시 교회에서 목회하면서 교회의 존재 방식이나 마을 사역의 방향을 잡는 데 중요한 밑거름이 되었다.


"보통 교회에서 지역을 대상화하여 바라보는 경우가 있습니다. 지역에는 하나님이 없다고 여기거나, 유대인이 이방인을 대하는 방식처럼 교회와 지역을 분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역 사람들을 교회 안으로만 끌어들여야 한다는 생각이 강한 것이죠.


교회가 마을과 잘 만날 수 있도록 신학적 준비와 지역 이해가 필요했습니다. 14개월간 교회와사회복지연구소에 있는 사회복지와 지역 전문가, 신학자와 함께 마을 사역의 방향성에 대해 공부했습니다. 목회자뿐 아니라 교인들도 교육과정에 함께하도록 하여, 교회 전체적으로 마을 사역을 준비하는 충분한 시간을 가졌습니다. 컨설팅 전문가, 교회 내부, 지역 인사 조직을 만들어 교회와 지역이 원활하게 소통하게끔 했고, 교회와 지역사회를 다양한 방법으로 조사하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마을 사역을 하기 전 목회자의 변화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마을 사역을 도구적으로 접근하면 안 됩니다. 마을을 위해 좋은 일을 하면 교회 이미지가 좋아질 것이고, 사람들이 교회에 많이 올 것이라는 생각은 금물입니다. 사람들은 교회가 진정성 있게 일하고 있는지 아닌지 다 압니다. 그냥 마을에 이웃으로 살면서 발견하는 필요를 함께 풀어 나가는 사역이어야 합니다."


교회 본질 살리고 마을 섬기는 교회들 한자리에


분반 워크숍 시간에는 8개 교회 사례를 소개했다. 교회 사례는 요약해서 싣는다. 자세한 내용은 목회멘토링사역원 홈페이지에 실린 글로 확인할 수 있다.


 

 
▲ 분반 워크숍 시간에는 8개 교회 사례를 소개했다. 사진 위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시온교회(김영진 목사), 해남새롬교회(이호군 목사), 성암교회(조주희 목사), 아름다운마을공동체(최철호 목사).


시온교회(김영진 목사): '온새미로' 지역 축제를 10년째 벌여 도시 사람들을 시골 보령 마을에 불러들이고 있다. 매년 축제에 1,500명이 왔다 간다. 시골 마을에서 축제를 어떻게 기획하고, 마을 주민들과는 어떻게 협력하고, 지역성을 어떻게 개발하고 있는지 등을 볼 수 있다. 농촌 체험 캠프, 마을 장터, 음악회, 학교 폐교 방지 운동 등 다양한 사역도 펼치고 있다. (스쿨버스 운전하며 폐교 막은 농촌 목사)


해남새롬교회(이호군 목사): 2004년 10명 채 안 모이는 작은 교회였다. 10년 동안 무료 급식, 지역 아동 센터, 중고품 가게 등 마을 사역을 활발하게 펼치면서 교인은 50명으로 성장했다. 교인들이 마을 사역에 참여하면서 교회와 마을 안에 생기가 돋았다. 초록가게는 저소득 이웃에게 생활 필수품을 저렴한 가격에 제공한다. 이밖에도 푸드뱅크, 독거노인 지원 등 다양한 이웃 섬김 사역을 펼치고 있다. (해남읍 사람들, 한 작은 교회를 사랑하다)


아름다운마을공동체(최철호 목사): 강원 홍천마을과 서울 인수마을 등지에서 마을 공동체 운동을 통해 생활·예배·사역 공동체를 일구고 있다. 식의주락(食衣住樂), 결혼, 임신·출산, 육아·교육 현장에서 하나님나라를 증언하는 생활양식을 만들어 간다. (농農생활연구소, 공동체생활영성수련원, 생태건축 흙손, 육아품앗이, 공동육아 어린이집, 마을초등학교, 밝은누리움터-생동중학교/삼일학림(고등대학통합)-, 마을밥상, 마을서원, 마을수도원) (N포세대? 신앙으로 새판 짜는 마을 공동체)


성암교회(조주희 목사): 치밀한 사역 연구 과정과 체계적인 실행 노하우가 돋보인다. 14개월간 지역의 필요를 조사하고 사역 방법을 연구하여, 그 뒤로 8년째 마을 맞춤형 사역을 진행하고 있다. 교회 단독으로 사역을 진행하지 않고 민간단체와 학교, 관공서 등과 협력하고 있다. 홀몸 노인 안부 사역, 바오밥나무카페, 작은콩도서관, 좋은학교만들기네트워크 등의 사역을 하고 있다. (이웃 할머니가 십일조 보내는 교회)


숨쉼교회(안석 목사): '마을을 섬기는 건강한 작은 교회, 도시에서 지속 가능한가'라는 화두를 가지고 꾸준히 사역해온 교회다. 2010년 교회를 개척하고, 카페와 도서관을 중심으로 한 복합 문화 공간을 열어 6년째 이어 나가고 있다. 캠페인, 영화제, 작은 도서관 포럼, 콘서트, 전시회, 비폭력 대화 워크숍 등 다양한 문화 사역을 벌였다. 최근에는 카페에서 한 발 더 나아간 책방을 열었다. (도시 작은 교회의 마을 사역, 3년 그리고 6년)


에덴정원교회(정진훈 목사)·고양벧엘교회(이상연 목사)·생수교회(나기수 목사): 경기 고양동에 있는 작은 교회들이다. '세겹줄교회연합'이라는 이름으로 힘을 합쳐서 같이 사역한다. 개별 교회가 감당하기 힘든 여러 마을 사역들을 함께해 간다. 사역 규모나 실행력이 큰 교회 못지않다. 오히려 더 역동적이다. 노인대학·음악회·캠프·벼룩시장·주부극단 등 다양한 사역을 역량에 맞게 분담해서 진행한다. (그 작은 교회들이 함께 사는 법)


선한목자교회(선교 담당 한윤호 목사): 큰 교회가 미자립 교회에 재정 지원만 하고 그치는 게 아니라 작은 교회들이 자립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고자 한다. 지역 안에 8개의 형제 교회가 있다. 배식, 병원 사역, 도서관, 다문화 사역 등 특화된 사역을 함께 준비하고 동역자들을 파송한다. 교인들도 파송하면서 각 교회들의 자립을 8년 동안 돕고 있다. 같은 지역 큰 교회와 작은 교회들의 협력을 볼 수 있는 사례다. (우리 동네 작은 교회들로 파송된 선교사들)


여수열린교회(정한수 목사): 가난한 달동네 아이들을 돌보는 교회다. 교회는 지역아동센터에서 아이들을 보육하며 꿈을 키워주고 진로까지 책임지려고 힘쓴다. 13년 전 아이들과 함께하는 현악 합주단을 만들었다. 지금은 섬마을을 순회하는 인기 만점 오케스트라로 성장했다. 음대에 다니는 선배들도 여럿 배출했다. 앞으로는 음악 사회적기업을 만들 계획이다. 불평등한 사회 속에서 아이들의 꿈과 희망의 불씨를 당기는 교회다. (산동네 아이들 첼로 가르치는 터줏대감 목사)


  
▲ 분반 워크숍 시간에는 8개 교회 사례를 소개했다. 사진 위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숨쉼교회(안석 목사), 에덴정원교회(정진훈 목사, 세겹줄교회연합), 여수열린교회(정한수 목사), 선한목자교회(선교 담당 한윤호 목사).


목회·사역 전환에 한 걸음 내딛다

참가자들 중 교회를 개척한 지 얼마 안 되었거나, 새로운 전환을 모색하는 목회자들이 눈에 띄었다. 전남 장성에서 온 조재우 목사(마산교회)는 올해 1월 교회를 개척했다. 워크숍 기사를 눈여겨 살피다가 신청했다. 시골 교회 사례를 귀담아 듣고, 개척 교회를 활로를 찾고 싶다고 했다.


이번까지 워크숍에 네 번째 참가한 목회자도 있었다. 대전 새누리3교회 임진산 목사다. 교회 동료 사역자, 청년과 함께 왔다. 새누리2교회(안진섭 목사)에서 분립 개척해 나온 지 3년이 흘렀다. 워크숍에 여러 차례 참가하면서 지역 단체에 교회 공간을 개방하는 등 마을 사역을 실천해 왔다. 앞으로는 교회 안에서 공동체적인 관계를 만들어 가고, 마을 공동체를 구현하는 변화를 도모하고자 한다.


전남 광주에서 온 김해원 목사(주연교회)는 교회를 개척한 지 2년 차 접어들었다. 시골에서 마을 사역의 방향을 잡기 위해 워크숍을 찾았다. 오전 강의를 들으면서 수적 성장에 마음이 쏠리기 쉬운데 교회 본질이 우선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붙잡았다. 사역에 접근하는 방식도 프로그램으로 하는 게 아니라 공동체를 회복하고, 마을에서 어울려 살아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새겼다.


목회멘토링사역원과 공동체지도력훈련원은 광주를 시작으로 각 지역을 돌면서 워크숍을 열 계획이다. 2017년 봄에는 부산에서 8차 워크숍을 개최한다. 소식은 목회멘토링사역원과 공동체지도력훈련원 홈페이지와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 워크숍 마지막 순서로 강사 전체 대담을 진행했다. '교회 본질을 지켜 가면서 사역을 지속해 가려면', '큰 교회와 작은 교회가 건강하게 연합하려면', '시골 교회와 도시 교회가 건강하게 교류하려면', '목회자뿐 아니라 교인들도 함께 사역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나누었다.

  
  
  
▲ 워크숍은 목회와 사역을 본질적으로 고민하고 전환하는 길에 한 걸음 내딛도록 하는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