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홍 간사님 데뷔. 사전 공지 시간
상대성이론; 4차원 시공간
3차원 + 1차원이 아닌, 고유 4차원을 이해하기 위해선 대등성 개념에 대한 선이해가 필수적입니다. 시간과 공간은 질적으로 다른데(시간 단위는 초, 공간 단위는 미터) 어떻게 시간과 공간이 대등하다고 얘기할 수 있을까요? 매우 간단하면서도 심오한 k라는 상수를 제안함으로써 가능해집니다. 이건 일종의 절묘한 트릭(trick)입니다. 시간과 공간 시간에 일정 상수(k)를 곱해서 시간을 같은 공간의 단위(미터, m)로 통일해주면 시간과 공간 3차원을 4차원으로 통합할 수 있게 됩니다. 여기서 k는 기막힌 상상의 산물입니다. 마치 만유인력의 법칙에서 상수 G를 생각해낸 것처럼 k를 ic(i는 허수를 나타내는 단위, c는 빛의 속도임)로 임의 설정했을 때 시간의 공간적 대등성이 확보된다는 말입니다.
여기서 잠깐, 한 가지 의문이 생길 수 있습니다. 시간을 공간 단위로 변환한 것처럼 다른 물리량도 공간 단위로 변환한다면 다른 4차원을 형성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의문입니다. 답은 ’그렇지 않다’ 입니다. 자연 물리적 현상에 따라 나타나는 시간과 공간의 긴밀한 관계성을 바탕으로 시간을 공간의 차원으로 변환할 수 있는 것이지 관계가 없는 물리량을 서로 변환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오직 긴밀한 관계가 있을 때만 가능합니다.
장회익 교수님 설명 장면. 4차원 시공간 대등 변환
이와 같이 4차원을 형성한다면, 시간과 공간의 좌표축 설정(좌표축 원점 이동) 및 좌표축의 변환(좌표축 원점을 고정시키고 축을 회전시킴) 무관하게 뉴톤 역학 등의 물리 법칙이 어느 좌표축에서나 성립됩니다. 어떤 물체가 등가속 운동을 할 때 그 물체를 중심으로 설정한 좌표축에서나 그 물체를 관찰하는 관찰자 입장에서 설정한 좌표축에서나 뉴턴 역학 법칙이 성립하게 됩니다. (좀 더 자세한 내용을 이해하고픈 자 공부 도둑 일독 권함. by 장회익 교수님) 우리가 알고 있는 뉴턴의 만유인력 법칙이 일반상대성이론의 1차 근사화의 다름이 아니라는 설명이 있었습니다. (참고로 자연과학, 특히 수학과 물리에서 ‘근사화’라는 것은, 근사화 전후 값에 큰 차이가 없을 때 근사화의 개념을 적용할 수 있으며, 근사화 적용을 위해선 그 차이를 허용할 수 있게 만드는 일종의 가정이 필요합니다.)
이 세상의 물리 현상을 이해하고 수학적으로 모델링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들이 있었고, 뉴턴의 만유인력 법칙도 그러한 시도들의 산물입니다. 아시다시피, 뉴턴의 만유인력 법칙은 지구 상 물체와 물체, 물체와 지구, 지구와 태양 등 질량을 가진 두 대상체 간 상호 작용하는 힘을 수학적으로 모델링한 이론입니다. 이 법칙을 통해 행성의 궤도 등 다양한 우주적 현상을 (나름대로) 잘 설명하고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인슈타인이 제안한 상대성이론의 등장으로 만유인력의 존재를 가정한 뉴턴의 제안은 오답이 되어버렸습니다. 원래부터 만유인력이란 존재하지 않았고, 마치 만유인력에 의해 움직이는 듯 관찰되던 현상들은 사실 알고 보니 질량을 가진 물체에 의해 변형된 시공간에서 물체가 가장 최적화된 경로로 움직이는 현상이었던 것입니다.
뉴턴의 만유인력 법칙과 이어 등장한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을 지켜보면서, 중력 현상을 이해하기 위한 개정(revision)과 새로운 모델링이 앞으로도 등장할 수 있겠고 조심스레 생각해봅니다. 뉴턴의 만유인력 법칙보다 현재까지 누적 관찰된 다양한 우주적 현상을 더 정교하고 정확하게 설명할 수 있는 상대성이론이 제안되었습니다. 만약 빛의 속도보다 빠른 물질의 발견 등과 같이 현재 상대성이론을 잘 설명하기 어려운 예외적 현상이 관찰된다면 이를 설명할 수 있는 새로운 이론이 필요하게 됩니다. 결국 어찌되었든 간 현실 세계의 물리적 현상에 대한 가장 적합한 모델링이 현재의 답으로 결정됩니다.
빅뱅; 우주, 생명의 시작.
교수님께서 우주의 시작, 빅뱅과 관련해서 우리가 알고 있는 시간과 공간 개념을 통합된 4차원의 관점에서 재인식하자는 의도에서 재밌는 수수께끼를 내신 적 있습니다. 질문: 공간은 유한한 데 무한한 것은? 교수님께서 가락 반지를 예시로 들어주셨는데, 더 재밌는 예를 소개할까 합니다. 하나는 ‘뫼비우스의 띠’이고, 다른 하나는 이의 4차원 버전인 ‘클라인씨의 병’입니다. ‘뫼비우스의 띠’는 다들 잘 알고 계실텐데, ‘클라인씨의 병’은 바로 보고 이해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4차원에선 공간상의 제약이 사라집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위치가 바뀔 수 있기 때문에 여기저기 벽을 뚫고 다닐 수 있는 느낌으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일반상대성이론이란 대명제를 통해 우주가 팽창하고 있다는 사실을 도출할 수 있습니다. 대폭발에 의한 우주 팽창 가설을 빅뱅 이론이라고 합니다. 빅뱅은 하나의 점에서 출발합니다. 폭발하면서 무한대 가까운 온도에 올라가고 식어가면서 물질끼리 결합을 시작합니다. 정확히 일치하지는 않지만 석유의 증류 과정의 역방향과 유사합니다. 고온부터 저온으로 식어가는 과정에서 물질이 생성되고 물질 간 상호 결합하는 과정이 순식간에 연속적으로 일어납니다. 6개의 쿼크와 6개의 경입자 등 12개의 물질(데카르트는 물, 불, 흙의 3 원소설을 주창했는데, 현대 물리학에 따르면 12 원소설이 바람직함)이 가장 먼저 생성되고, 그 다음 양성자 및 중성자 생성, 그 다음엔 원자핵 생성과 원자 생성 등 새로운 결합과 생성을 반복하다가 약 45억년 전 우리 태양계가 생성되었습니다. 주목할 만한 놀라운 사실은, 우주는 지금 이 시간에도 팽창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우주 팽창의 진위는 우주에서 오는 빛을 관찰함으로써 실증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지구로부터 멀리 떨어진 항성에서 지구에 도달하는 빛과 상대적으로 가까운 거리의 항성에서 오는 빛이 있을 때 이 빛들의 파장 길이를 분석 비교해보면 팽창 여부를 알 수 있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적외선 스펙트럼 분석을 통해 가능하며 이를 분광법이라고 합니다.) 원거리 항성에서의 빛은 근거리 항성의 빛보다 더 파장이 길게 나타납니다. 일단 정상 파장보다 파장이 길게 나타난다는 것은 지구의 관점에서 볼 때 멀어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후퇴하고 있기 때문에)
이 원리는 정확히 일치하지는 않지만 스프링을 통해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일정 간격의 스프링이 높여있을 때, 파장을 스프링의 링과 링 사이 간격이라고 가정합니다. 스프링에 뒤쪽으로 잡아당기는 힘이 작용했을 때 스프링 사이의 간격이 늘어나게 되는데, 이를 파장이 늘어나는 것처럼 생각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두 빛의 파장을 비교해봤을 때 한 빛의 파장이 다른 빛의 파장보다 더 길게 늘어난다는 것은, 마치 두 스프링 중 한 쪽 스프링에 더 큰 힘이 뒤쪽으로 작용하는 것을 생각할 수 있고, 이는 더 긴 파장의 빛이 상대적으로 더 빠른 속도를 갖고 후퇴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위의 빛의 파장과 후퇴 속도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직관적으로 우주가 팽창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최근 노벨물리학상 수상자들의 의해 중대한 수정이 이뤄진 우주 시간과 우주 크기에 대한 관계도 결국 위의 이러한 기본적인 이론에 바탕을 둔 특급 관찰을 통해 이뤄졌습니다. (천체 간 거리, 천체로부터 멀어지는 속도에 대한 정보를 바탕으로 우주의 시간과 우주의 크기에 대한 관계-그래프를 그릴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상대성이론, 빅뱅에 관한 주요 내용들을 살펴보았습니다. 이렇게 장황한 이야기를 늘어놓은 이유는, ‘온생명’을 물리학적 토대 위에서 제대로 이해하기 위함입니다. 지구와 생태계 그리고 ‘나’라는 존재가 있기까지의 우주적 역사를 총망라하여 빛의 속도로 살펴보았습니다. 이제 궁극적으로 ‘온생명’을 탄생시키는 ‘우발적이면서도 필연적이면서도 반복적인’ 과정 - 일명 자체촉매적 국소질서 - 을 빅뱅의 과정 속에서 이해할 차례입니다. 자체촉매적 국소질서를 설명하기에 앞서 좀 더 살펴봐야 할 내용이 있습니다. 열역학 제 2법칙을 살펴보겠습니다.
열역학 제 2법칙은 고립된 계에서 높은 질서는 낮은 질서로 흐른다는 사실을 의미합니다. 예컨대, 열역학 제 2법칙을 전통 놀이인 윷놀이를 통해 현상적으로 이해해보자면, ‘도개걸윷모’ 중에서 ‘개’가 나올 경우의 수는 6개(4C2)이고 ‘모’가 나올 경우의 수는 1개(4C4)입니다. 직관적으로 생각해봐도 일어나기 힘든, 즉 질서도가 높은 (모든 윷들의 둥근 면이 위를 향하고 있을 경우) ‘모’ 보다는 즉 질서도가 낮은 (윷들 중 두 개의 윷만 둥근 면이 위를 향하고 있는 경우) ‘개’가 나오기 쉽습니다.
모든 물리적 현상은 이 열역학 제 2법칙을 위배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질서도가 점점 더 높아지는 쪽으로 생성되어가는 생명 발생 현상은 자연 법칙인 열역학 제 2법칙에 위배되는 현상이 아닐까요?
지구에는 태양에너지가 공급됩니다. 이것은 지구는 고립된 계가 아니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열역학 제 2 법칙을 위배하지 않고 생명이 나타날 수 있고 점점 질서도가 높은 쪽으로 무언가가 생성되어 갈 수 있습니다. 태양에너지 유입에 의해 지구 내에는 자유에너지가 생성됩니다. 이 자유에너지는 무언가 일을 할 수 있는 에너지를 의미합니다. 이는 여러 가지 형태로 존재할 수 있습니다. 이 자유에너지에 의해 자체촉매적 국소질서가 생성될 수 있고, 이 자체촉매적 국소질서의 연쇄작용에 의해 인간이란 (낱)생명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자체촉매적 국소질서란 말이 있습니다. ‘자체촉매적’이란 말은 ‘자기랑 비슷한 물질의 생성을 돕는’, 혹은 ‘자가 복제적인’ 이란 말이고, 국소질서란 ‘높은 질서의 조직체의 생성’을 의미합니다. 종합하면, 당시 주변 질서보다 높은 질서의 자가 복제적 조직체의 생성이 이뤄졌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 국소질서는 자유에너지와 함께 여러 물질들로 존재하는 특정 환경 속에서 우발적인 작용에 의해 생성됩니다. 여기서 우발적이란 것은 수학적으로 희박한 확률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희박하다는 것은 불가능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이러한 우발성과 태양에너지의 유입 등에 의해서 구축된 자체촉매적 국소질서는 촉매작용을 하여 세포분열증식하듯 자기 주변부에 동일 물질을 복제해냅니다. 이 촉매작용은 국소질서의 소멸 속도보다 더 빠른 속도로 일어납니다. 예컨대, 수명이 일주일 밖에 되지 않는 국소질서가 있다면, 이 국소질서는 일주일이 지나기 전에 자신과 동일한 복제질서를 주변부에 한 개 이상 생성한다고 가정해봅시다. 그러면, 이 국소 질서는 생성 이후로 강제적 해체 외압이 작용하지 않는 한, 영원히 지속될 수 있게 됩니다.
원시 지구 내부에 태양 에너지 유입에 의한 자유 에너지가 생성되었습니다. 이 자유 에너지에 의해 희박한 확률에 의해 우연히 어떠한 국소 질서가 생성되었습니다. 이 국소질서는 자체촉매의 기능을 통해 자기와 비슷한 류의 물질들을 주변부에 자신의 소멸 속도보다 더 빠르게 생성해냅니다. 그리고 이 국소질서는 다시 자신보다 더 높은 질서를 생성해내는 원재료로 소용됩니다. 매우 낮은 확률이지만, 한 번 생성된 국소질서가 이러한 단계적 생성을 점진적으로 유도하는 과정이 반복됩니다. 무기물에서 유기물이 생성되고, 유기물에서 단세포동물이 생기게 되는 것입니다.
결국 이 자체촉매적 국소질서에 의해 인간이 탄생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저는 다윈주의와 기독교가 논리적 모순 없이 양립할 수 있다는 분자생물학 박사 알리스터 맥그래스(‘도킨스의 신’ 저자)의 주장에 동의하기 때문에 이러한 자연 발생에 대해 거부감이 없습니다. 참고로 장회익 교수님께서는 현재 물리학 이론 등을 바탕으로 현상적인 수준에서 생명에 대한 설명이 가능하다고 보십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강의 시간에 온생명 및 낱생명에 관해 윤리적 관점 등 다양한 질문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온생명의 기본적인 개념과 매우 부분적인 설명 외에는 구체적인 근거나 짜임새있는 설명을 아직 들은 바 없기 때문에 장님 코끼리 만지듯 할 수 밖에 없을 거 같습니다. 다만, 온생명 개념을 접했을 때, ‘어떻게 보면 단순해보이면서도 심오한 의미를 담고 있는 것 같다’는 직감이 들었고, 제대로 소화해내기 위해선 패러다임(생각의 틀) 전환적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몰입도 최강. 배움의 진지한 열정
온생명 = 낱생명 + 보생명
온생명에 관한 매우 간단한 방정식 하나 소개합니다. 여기서 낱생명과 보생명의 관계를 잘 이해해야 할 것 같습니다. 처음엔 단순히 낱생명과 보생명을 집합 관계로 볼 때, 상호 어집합 관계로 생각했는데, 전체집합을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낱생명과 보생명 사이에 교집합도 존재할 수 있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아직 정리가 되지 않기 때문에 이만 줄이겠습니다. 다음 시간에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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